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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그녀 영화 정보
2014년에 개봉한 황동혁 감독의 작품 수상한 그녀는 회춘이라는 주제로 인생의 의미와 가족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 영화이다. 심은경, 나문희, 박인환, 성동일, 이진욱 등의 실력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영화로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가 관객들의 몰입감을 높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영화의 주인공인 '오두리' 역할을 연기한 배우 심은경은 특유의 익살스러운 표정과 능청맞은 연기로 수많은 영화제에서 연기상 수상을 하였습니다. 영화의 주인공 '오두리'는 밴드 보컬을 맡게 되면서 옛날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노래를 부릅니다. '오두리' 역할의 심은경은 영화에 나오는 곡들을 완벽하게 부르며 영화 OST 음반작업에 참여하였습니다. 심은경이 리메이크 한 노래는 1978년 발매한 '나성에 가면', 1980년 발매된 노래 '하얀 나비', 1976년에 발매된 '빗물'이 있습니다. 영화 속 오두리가 부른 옛날 노래는 노년층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켰고, 젊은 층들에게는 옛 노래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심은경이 부른 리메이크 노래들은 영화의 흥겨움을 더해주며 영화 흥행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리메이크 노래에 대한 관심은 영화 개봉 직후 그녀가 부른 곡들이 음악차트 상위권에 올라오며 증명하기도 하였습니다.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연기를 기반으로 관객들에게 큰 웃음과 감동을 준 영화 '수상한 그녀'는 아시아권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중국, 일본, 베트남, 필리핀, 태국 등의 나라로 수출되며 리메이크 제작되기도 하였습니다.
할머니의 꽃다운 청춘이 돌아왔다
영화는 노인카페에서 일하고 있는 칠순의 나이 오말순을 비추면서 시작됩니다. 말순은 일찍 죽은 남편을 대신해 혼자서 아들 현철을 키워냈습니다. 국립대학교의 교수인 아들 현철은 그녀의 유일한 자랑입니다. 말순은 아들 현철의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평소 욕쟁이 할머니로도 유명한 말순은 같이 살고 있는 며느리에게도 잔소리를 많이 합니다. 평소 지병과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며느리는 말순의 잔소리를 듣다 스트레스로 쓰러집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현철의 가족들은 말순을 요양원으로 보내려고 합니다. 자신의 존재가 가족들을 힘들게 한다는 것을 알게된 말순은 조용히 가족들 곁을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집을 떠나 길에서 방황하던 말순은 우연히 '청춘 사진관'을 발견합니다. 영정사진을 찍어야겠다는 마음으로 그녀는 사진관으로 들어갑니다. 50년은 젊게 찍어준다는 사진사의 말에 씁쓸한 웃음을 짓는 말순은 곧 깜짝 놀라게 됩니다. 아무 생각 없이 탄 버스 창문에 비친 그녀의 모습은 20대 아가씨의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말순은 사진관에 다시 찾아가지만 사진관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갈 곳이 없었던 말순은 친한 친구 박 씨의 하숙집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평소 오드리 헵번을 좋아하던 그녀는 이름을 묻는 사람들에게 오드리 헵번의 발음과 비슷한 '오두리'로 자신을 소개합니다. 외모는 변했지만 갈 곳이 없었던 두리는 박 씨를 따라간 노인카페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노인카페에서 노래를 부르게 된 두리는 음악방송 '엠카운트다운' PD를 맡고 있는 한승우와 밴드를 하고 있는 손자 반지하의 눈에 띄게 됩니다. 밴드의 보컬을 찾고 있던 지하는 두리에게 밴드의 보컬자리를 맡아달라고 요청하고, 두리는 수락합니다. 두리의 뛰어난 노래실력에 밴드는 승승장구하며 음악방송의 오디션을 볼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됩니다. '두리'라는 가명을 쓰며 젊음을 만끽하고 있는 말순과 다르게 말순의 가족들은 그녀를 애타게 찾기 시작합니다. 행방불명된 말순을 찾던 박 씨는 두리의 방에서 말순의 소지품을 보고 두리를 말순의 납치범이라고 생각합니다. 두리를 추궁하는 박 씨에게 두리는 지금까지의 모든 이야기를 박 씨에게 해주며 박 씨는 두리의 정체를 알게 됩니다. 두리가 말순이라는 것을 알게 된 박 씨는 말순의 가족들을 안심시키고, 두리가 청춘을 즐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습니다. 젊음을 즐기고 있던 두리는 상처가 난 발에 노화가 시작된 것을 발견합니다. 두리는 몸속 피가 빠져나가면 원래의 신체나이로 돌아간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오디션에 합격해 방송 출연을 앞두고 있던 두리에게 문제가 생깁니다. 방송 녹화 당일 밴드의 리더이자 말순의 손자인 지하가 교통사고를 당해 응급실에 실려갑니다. 과다출혈로 죽을 위기에 처한 지하는 당장 수술을 해야 하지만 그의 희귀한 혈액형으로 수혈 가능한 피가 없어 수술이 미뤄지게 됩니다. 가족 중 유일하게 지하와 같은 혈액형은 할머니 말순밖에 없습니다. 수혈가능한 피가 없어 수술이 지연되고 있다는 소식에 두리는 수혈을 하겠다고 나섭니다. 하지만 두리의 비밀을 알고 있는 박 씨는 두리를 말립니다. 그녀가 수혈하면 다시 노인의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두리가 어머니 말순인 것을 알고 있는 아들 현철도 두리에게 자신의 인생을 살라고 말합니다. 손자를 살리고 싶었던 두리는 수혈을 하고, 말순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성공적인 수술을 마친 지하는 건강을 회복해 밴드활동을 재개했습니다. 원래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온 말순과 가족들은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고 단란하게 살아갑니다. 영화는 청춘사진관에서 사진 촬영 후 젊어진 박 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말순 앞에 나타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인생의 의미와 가족에 대한 사랑
핵개인의 시대라는 신조어가 생길만큼 가족보다는 개인이 중요시되는 사회입니다. 개인화된 사회에서 가족의 의미는 퇴색되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모든 인생을 바쳐 키워 낸 아들에게 짐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가족을 떠나는 말순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존재가 무거운 짐이 되어간다는 두려움과 미안함에 스스로 소멸의 길을 택하는 어머니의 안타까운 심정을 헤아려 봅니다. 가족들을 떠나는 말순의 모습과 영화 끝에 손자 지하를 위해 자신의 젊은 삶을 포기하는 두리의 모습을 보며 어머니라는 존재의 사명감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자식을 위한 헌신적인 삶의 역할을 마친 이후에 자신의 삶의 목적과 목표를 잃어버린 듯 방황하는 어른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자식에 대한 사랑과 희생, 헌신의 끝에는 자식의 편안한 삶을 위한 소멸이 기다리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어머니 말순의 모습에 안타까움과 죄책감을 느낍니다. 자식을 혼자 키우느라 허덕이는 삶을 살던 말순에게 젊음이라는 선물이 찾아오지만 그녀는 얼마가지 못해 자신에게 주어진 젊음을 사랑하는 손자를 살리기 위해 포기합니다. 말순에게는 가족에 대한 사랑이 그녀의 개인적인 삶보다 우선순위였던 것 같습니다. 다수의 영화 속에 등장하는 어머니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어머니도 자신의 삶의 주인공일 텐데 대부분의 영화 속 어머니의 모습은 가족을 위한 조연으로 비칩니다. 영화 '수상한 그녀'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던 이유는 조연으로 비쳤던 어머니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녀의 삶을 탐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며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은 어머니의 헌신에 감사한 마음과 미안한 마음의 양가감정을 갖게 됩니다. 인생의 목적은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일을 하여 돈을 버는 것의 근본적인 목적도 가족과의 행복한 삶을 살고 싶은 마음에 기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족과의 행복한 삶이라는 목적과 돈이라는 목표가 뒤바뀌어 가족 간의 유대감과 사랑이 희미해져 가는 사회 분위기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영화 속 말순이 보여주는 가족에 대한 헌신을 보며 사랑의 힘과 가족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